[푸른한국닷컴 전영준발행인]

한나라당엔 ‘쇄신’이라는 열풍이 민주당엔 ‘연대’라는 자유선진당엔 ‘교체’라는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4.27재보선 패배이후 실시된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경선에 실체도 없는 소장파의 지원을 받아 황우여 의원이 당선됐다.

또한 한나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사퇴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소장파들이 목소리를 높여가며 당권을 좌지우지하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갑자기 커진 소장파의 목소리 배경엔 ‘쇄신을 통한 당의 체질개선’이라 하지만 실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은 소장파 인맥들이 그들의 가치구현을 위해 전면에 나서 총선과 대선을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급조된 ‘새로운 한나라’라는 소장파 서클을 만들어 당의 쇄신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4선의 남경필 의원, 재선의 정두언 의원, 초선의 정태근, 김성식 의원을 들 수 있다. 특히 실무적으로 주도하는 정태근, 김성식 의원이 핵심이다.

이들은 지난 2008년 9월4일 한나라당 초선모임인 ‘민본21’을 발족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가 경쟁력과 사회적 안전망 강화를 균형 있게 추구하고, 새 정부의 올바른 국정 수행을 위해 건강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년여를 돌아보면 ‘국가경쟁력을 위해 사회적 안정망 강화’를 위해 일한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들은 4.27재보선 패배의 원인을 “MB 정부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자 한나라당 무능에 대한 국민의 질타”라며 당.정.청 지도부에 비판을 가했다.

선거 전에는 잘못된 공천과 선거전략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선거패배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반성이 없으면서 바로 당권을 잡기위한 정쟁으로 몰아갔다.

이들은 지난 총선 전 한나라당 수도권 총선 후보자 28명을 모아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향해 ´퇴색된 개혁공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친 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와 국정 관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이 ‘퇴색된 개혁공천’이라고 주장했던 한나라당은 ‘2008년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 과반수가 넘는 다수당이 되었다.

그들이 말하는 ‘개혁공천’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 한마디로 ‘정통 보수 정치인’ 공천하지 말고 ‘기득권세력교체’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공천하라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의 소장파 서클을 주도하는 정태근, 김성식 의원의 프로필을 보면 이들이 한나라당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정태근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鄭단장은 「삼민투(三民鬪)」 활동을 벌이다 85년 「美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복역했다.

김성식 의원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1978년 「유신철폐시위」에 이어 1986년 「제헌의회 그룹 사건」으로 두 차례 구속됐다.

CA그룹은 한국사회를 「제국주의의 新식민지」로 간주하면서 『파쇼 하의 개헌반대, 혁명으로 제헌의회』 소집을 주장한 左派혁명 단체였다.

이들은 2008년 총선, 촛불집회, 미디어법 통과, 2010년 지방선거, 2010년 예산안 처리, 2011년 4.27재보선 등 정부와 당이 어려울 때 과거의 전투력을 발휘하여 정체성도 없는 급조된 서클들을 만들어 불평불만만 털어 놓았다.

이들에게 당과 정체성이 다른 과거전력으로 주홍글씨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젊었을 때 사회변혁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수호하고 자유민주체제로의 남북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다.

그들은 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해야 하며 보수정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가다듬어야 하는 데 ‘불만과 분열’의 중심에 있다.

4.27재보선 전후를 기점으로 민주당도 386 운동권들이 표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다선의 원로 정치인들이 당을 대표하고 있는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정책, 선거기획 및 전략, 조직 등 실무책임자를 맡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인영 의원이다. 그는 작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3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인영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에서 승리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선거전략 수립, 홍보, 사람동원 등 그가 한 역할이다.

또한 그는 전남 순천 재보선 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고 민노당 후보를 야권연대의 단일후보 내세워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

이인영 의원은 연대연합특별위원장을 맡아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를 넘어 진보정당 전체와 민주진보대통합당을 만드는 데 나서고 있다.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하다 실패했던 ‘기득권해체를 통한 지배세력 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다.

이인영 의원은 전대협 초대 의장, 1997년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조직국장을 역임하며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를 외친 NL 계열의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이번 전남 순천 재보선 선거에서 NL이 주류인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야권단일후보를 내세운 것은 정치공학을 뛰어넘는 그들의 가치구현을 위한 행동이었다.

정가의 ‘쇄신과 변화’의 돌풍은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과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의 사퇴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유선진당의 이상민 의원은 10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이회창 대표가 한나라당 쪽에 상당히 기울어있고 그쪽과의 합당 또는 합치를 의도한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다"며 "본인한테 확인한 바는 없었지만 의심받을 만한 자료들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이회창 대표가 내놓은 보수가 건강한 보수가 아니다. 이 대표가 내놓은 그런 방식이나 방향성은 조갑제씨나 지만원씨같은 소위 수구꼴통 같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보수정당을 자처하는 자유선진당도 386운동권 출신들의 당 흔들기에 곤역을 치룰 가능성이 높다.

자유선진당은 보수정당을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조순형, 이용희, 이상민 의원은 열린우리당 출신이며 권선택 의원은 노무현 정권하에서 요직을 맡았으며 이명수 의원 경실련과 환경운동연합 출신이다.

자유선진당도 이상민 의원 같은 사람들이 개혁을 빌미로 흔들어 대면 쉽게 무너질 수 확률이 높다. ‘이념이나 가치’로 모인 정당이 아니라 ‘자리’ 때문에 모였기 때문이다.

여야 정가에 불어 닥치는 ‘쇄신과 연대, 교체’의 광풍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각 정파에 참여하고 있는 386 운동권 출신들의 ‘기득권교체를 통한 지배세력교체’를 위한 의지의 표출이라 것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변화, 쇄신, 개혁’이란 아름다운 말이 각 정당의 정체성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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