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이 60 이면 세상의 명리로부터 해방되고 자유로울 나이이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우리는 조병화가 그의 시「의자」에서 말했든 안 했든「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에게 묵은 이 의자를 비워주어야 한다. 언제나 장강(長江)의 뒷물결은 앞 물결을 밀어낸다. 우리는 그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나 그 뒷물결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할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사람 나이 60 이면 세상의 명리로부터 해방되고 자유로울 나이이다. 사람 나이 60 이면 풍진세상에서 몸을 뺄 나이인 것이다. 사람 나이 60 이면 하늘과 가까워져야 하고. 자연과 가까워져야 한다. 이 나이에는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소홀했고 등한했으며 지나쳤던 것을 돌아보고 찾아야 한다.

강태공은 80세, 진문공(晋文公)은 62세, 사마중달은 72세에 뜻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인물들이고, 삶 자체가 자연이고 역사며 철학인 것이다.

60세 이후의 나이는 번외경가와 같은 것으로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짧을 수도 있고 중간에서 그만 둘 수도 있는 것이다. 60 이 넘어서도 그것이 국사든 기업경영이든 그 밖의 것을 생각하는 것은 마치「신학대전」등의 저술로 오늘날의 그리스도 교리를 확립한 토마스 아퀴나스가 하느님을 체험한 후「나는 이제 더 이상 쓸 수가 없다. 내가 한 신비한 체험에 비하면 지금까지 써온 모든 것은 한갓 지푸라기일 뿐이다.」에서 그 지푸라기를 잡으려는 것과 같다.

또「젊었을 적에는 배움에 힘쓰고. 늙었을 적에는 생각에 힘써야 한다.」는 말의 기준이나 막스 베버의 사회학이론에서 착안한「젊을 적에는 소명의식을 갖고 부지런히 일을 하거나 돈을 벌고. 나이 먹어서는 나그네의 심정으로 살아 정(情)도 거두어들이고 맘도 거두어들이는 것」의 경계도 60 세로 볼 수 있다.

옛날 을지문덕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줌문에게 보낸 시의 끝 구절「족한 줄 알았으면 이쯤에서 멈추는 것이 어떠리(知足願云止)」는 오늘날 세상을 한참 산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말이다.

사람 나이 60은 공자처럼 주유(周遊)할 나이이고. 장자나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소요(逍遙))할 나이이며, 루소처럼 산보(散步)를 즐기거나 김삿갓처럼 방랑할 나이이다. 이 나이는 디오게네스처럼 살아야 할 나이이고. 아 나이는 자로나 염구. 공서적은 공명(功名)을 말했으나 증점이「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이나 쐬며 시 한 줄 읊겠다.」는 그 나이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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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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