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타협과 협상, 즉 주고받는 것을 생명으로 하는데,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이에 무지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서 정치를 혁명하듯, 독립운동 하듯, 강론이나 설법하듯 하니 정치가 겉돌고 파열음이 그치지 않는 것이다.

정치란 무릇 다양한 집단들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분출하는 욕구들을 중재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 대신 대화로써 각자의 지분과 영역을 확보하자는 것이 정치의 필요성이라면 전쟁이나 폭력 대신 타협으로서 공존(共存)·공생(共生)·공영(共榮)하자는 것은 정치의 타당성인 것이다.

정치에서 꼭 필요한 것은「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즉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마음이다. 정치도 용(龍)이 될 때가 있는데 그것은「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에서 보듯 정치를 물같이 할 때이다. 이때에는 관용의 정신이 물결치는데 일찍이 제나라 환공과 당태종이 자신들을 죽이려는 관중과 위징을 받아들이고.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정적 폼페이우스를 격파한 다음 포로들을 죄다 죽이자는 부장들의 주장을 뿌리친 것은 이의 발로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타협을 잘하고 협상에 능한 사람이 위대한 정치가이고 훌륭한 정치인이다. 이는 마치 축구에서 매쉬, 농구에서는 마이클 조던, 골프에서는 타이거 우즈가 화려한 기술과 기교로 인기몰이를 하듯 정치의 세계에서도「협상의 귀재(鬼才)」가 나와야 하고「정치의 테크니션」이 양산(量産)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치에 주고받는 것이 없고. 여지(餘地)가 없으며, 틈이 없는데 어찌 감동이 끼어들 수가 있겠으며, 반전(反轉)이나 클라이맥스, 피날레가 없는데 감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정치는 칼 포퍼가 말한 대로「인간이성의 한계와 사상의 오류를 인정하고 비판과 사유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는 절대적이라는 말이나 일사불란한 행동은 부끄러운 것이다.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은 정치의 회피이고. 국민에게 직소(直訴)하는 것은 히틀러의 선동과 같아 정치의 포기이다.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는 그 사고가 경직되고. 대롱으로 세상을 보며, 말라빠진 뼈다귀를 계명(誡命)처럼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고. 물극즉반(物極則反) 이나「항룡유회(亢龍有悔)」의 뜻과 주역 64괘 마지막이 왜 미제(未濟)인줄 모르는 사람은 더더욱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치욕을 주지 않는 정치, 국민들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는 정치, 국민들이 기꺼이 동의하고 승복하는 정치란, 각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자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며 설득하고 타협하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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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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