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2017년 영해수호 의지를 다지는 실전적 해상훈련 실시

FFG811 인천함 (자료사진 2013년 관함식).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함정 20여척 및 항공기 참가.
동해 및 서해에선 대잠ㆍ대함 실사격 훈련, 남해에선 해군ㆍ해경 합동 해양차단작전훈련.

[고성혁 군사전문기자]2017년 새해를 맞아 1월 2일, 대한민국 국군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서 조국수호의 의지를 다지는 고강도의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해군은 2500톤급 신형 호위함(FFG)인 인천함을 비롯해 도탄고속함(PKG, 400톤급)ㆍ고속정(PKM, 130톤급) 등 20여척의 해군함정과 해경 경비함,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특수임무대대(특임대), 링스(Lynx) 해상작전헬기ㆍP-3 해상초계기가 참가하는 대규모 전투전대급 해상기동훈련을 언론에 공개했다.

동해 및 서해에선 대잠ㆍ대함 실사격 훈련, 남해에선 해군ㆍ해경 합동 해양차단작전훈련을 완벽히 수행했다.

기자는 2일 새벽에 출발하여 평택 2함대에 도착했다. 예정 출항시간은 08:00. 2함대 제2부두에는 해군의 신형 호위함인(FFG) 인천함(811)이 출동준비태세를 완료하고 있었다.

인천함은 이번 2함대 기동훈련의 총지휘을 하게 되는 기함(FLAG SHIP)역할이다. 인천함(급)은 울산급(2000톤)과 포항급(1200톤)을 대체하기 위해 계획된 호위함으로 인천급 1번함이다.

해군은 인천급 호위함을 BATCH 1~3단계로 건조하여 2020년 말까지 총 24척을 확보하여 구형 초계함과 호위함을 모두 대체할 계획이다. 최근 방사청은 국내 조선소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BATCH 3 호위함 건조를 조기에 발주했다.

2함대 관계자의 인솔하에 인천함에 승선했다. 군함에 오를때마다 또 다른 설레임이 앞선다. 국내 (1,2,3함대)연안방어 전투함으로는 광개토대왕급(3000톤)함정 이후로는 처음 헬기플렛폼을 갖는 함정이 인천급 호위함이다.

물론 이지스함이나 문무대왕급(KDX2)함정은 제주해군기지 기동함대에 배속되어있기 때문에 인천급 호위함의 역할은 그 어떤 함정보다 막중하다. 천안함폭침 사태 이후 대잠전의 첨병은 바로 인천급 함정이 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항하은 인천함 함미 헬기데트 갑판에 승조원들이도열해 있다. 뒤에 보이는 함정은 인천급 2번함 FFG812경기함.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출항 5분전’이라는 함내 방송이 나오자 긴장감이 흘렀다. 인천함 장병들은 각자 맡은 임무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엔진의 작은 진동을 느끼면서 ‘이제 배가 움직이는 구나’하는 느낌만 들정도로 함정은 조용했다.

함미의 헬기 데크 갑판에 올라갔다. 연무가 자욱한 평택항의 협수로를 인천함은 물미끄러지듯 항해했다. 협수로를 빠져나가자 이내 배의 속도는 급속히 증가했다.

'본함은 가스터빈으로 고속항해중‘이라는 함내방송이 나왔다. 시속 30노트다. 약60KM의 속력이다. 고속으로 항진하자 겨울바람의 한기(寒氣)가 그대로 스며들었다.

가스터빈을 장착한 포항급 초계함 이리함(PCC768)이 고속항진을 하자 함수에서 물결이 갈라지고 있다. 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3시간 정도 항행하고 훈련해역에 도착했다. “땡땡, 땡땡, 훈련, 훈련, 총원 전투준비, 총원 전투준비”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방송이 함내에 퍼졌다.

장병들은 신속하게 헬멧을 챙기고 각자 맡은 지역에 순식간에 배치되었다. 좁은 통로와 사다리같은 계단을 날쎄게 이동했다.

기자들은 헬기 데크쪽으로 이동했다. 인천함을 따라 포항급 호위함인 익산함, 신성함이 뒤를 따르고 또 그 뒤를 이어 윤영하급 유도미사일 고속정이 전투기동을 이루고 있었다.

희뿌연 해무로 인해 먼 바다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신 레이더로 표적을 감지하는 해군의 함포는 목표물을 정 조준하고 있었다.

포항급 초계함 2척에서 투하된 폭뢰(대잠 무기)가 수중에서 폴발하자 물기둥이 치솟고 있다. 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기동대형에서 포항급 초계함(PCC) 2척이 대잠전을 위해 고속기동에 들어갔다. 적 잠수함의 위치를 포착한 두 함정은 해당지역으로 고속기동했다.

‘폭뢰투하’라는 지시가 나오고 몇초 지나지 않아 인천함에 “쿵”하는 충격파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내 익산함과 신성함의 뒤 쪽에서 커다란 물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사실 물기둥보다 폭뢰의 충격파가 그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수중에서 폭뢰의 공격을 받는 잠수함이 어떻게 침몰할 지는 미루어 짐작이 갈 정도였다.

2함대 21전투전대는 집중 해상사격 기동으로 전환했다. 인천함을 필두로 신성함 익산함 그리고 윤영하급 미사일고속정이 일렬종대로 항진대형을 이루었다.

모든 함정의 함포가 방향을 적함으로 돌렸다. 인천함의 5인치 함포가 굉음을 토해내자 21전투전대의 모든 함포가 불을 뿜었다. 76미리 함포와 40미리 속사포의 집중사격은 서해바다를 포성(砲聲)으로 가득 메웠다.

21전투전대의 일제 해상 사격, 포함급 초계함인 이리함(PCC768)의 76미리 함포에서 포연이 작렬하고 있다.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5인치 함포를 발사하고 있는 인천함(FFG811).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북한군 함포와 달리 우리 함정의 함포는 컴퓨터로 조정되기 때문에 정밀한 사격이 가능하다. 파도의 영향을 감안하여 포신도 따라 움직인다.

우리 해군의 함포 사격술은 정평이 나있다. 오랜기간 간첩선을 잡았던 경험이 바탕이 되어 환태평양다국적군 연합해상훈련(RIMPAC)에서도 한국 해군의 함포사격능력은 수차례 1등을 차지했다.

인천함에는 EOTS(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 나 LIOD같은 광학장비와 연동된 정밀사격이 가능하다. 또한 탐지거리 250km 수준의 3차원 레이더인 SPS-550K를 탑재하고 있다.

대잠센서는 SQS-240 선체부착소나(HMS)가 장착되어 있다. 이 소나는 세종대왕급의 DSQS-21BZ-M보다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쉽게도 천안함 폭침당시 인천함은 건조중에 있었다. 인천급 호위함이 연안방어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서해 5도 방어의 중책이 인천함에 부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인치 함포 포탄 장전실의 모습.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이날 훈련에 앞서 해군은 인천함의 5인치 함포의 내부를 공개했다. 과거에는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MBC 예능프로 진짜사나이에 해군하사로 출연했던 여배우 ‘이시영’씨가 무거운 포탄을 능숙하게 장전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시청자를 놀라게 했던 바로 그 함포다.

인천함에 탑재된 MK45 모드4 5인치 함포는 미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에도 탑재된 함포로서 최대사거리 24KM로 분당 16발 정도 연속 사격이 가능하다.

2017년 새해 조국수호의지를 담은 첫 해상기동훈련은 해상 무력 시위기동, 대함 및 대잠 실사격 훈련, 북방한계선(NLL) 국지도발 대응, 위기 상황 시 함정 생존성 향상을 위한 함정 손상통제 등 종합해상 훈련이었다.

2함대 해상기동훈련을 주관한 서성호(대령) 22전투전대장은 “새해에도 적 도발 시 조건반사적으로 응징할 수 있도록 실전적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며, “적이 도발하면 신속ㆍ정확ㆍ충분하게 응징하여 적을 그 자리에서 수장시켜 서해 NLL과 우리 영해를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훈련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