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연 (사) 로컬푸드운동본부 공동대표. 전 경향신문 워싱텬특파원. 논설위원, (주) 프런티어 타임스 대표

동남풍이 태풍으로 바뀌려면 오로지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의 하기에 달렸다.

[이종연 전 경향신문 워싱텬특파원]13일 밤 한국기자협회와 SBS 공동개최로 대선 후보TV 토론회가 열리면서 대선전이 후끈 달아 올랐다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SBS 측은 문, 안 양강과 홍, 심, 유 3약으로 갈라져 맥빠진 토론이 될까봐 노심초사(勞心焦思) 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SBS 토론회는 초장부터 후끈 달아 5명의 후보가 각기 서로를 향해 피 터지는 난타전을 벌이면서 재미를 더했다. 토론 전문가들은 10일 심야에 방송된 SBS 토론회가 예상 밖의 흥행을 올린 것으로 평가했다.
 
난타전에 불을 붙인 것은 홍준표다.

휘슬이 울리자마자 ‘저격수 홍준표’는 다른 4명의 후보들이 탄띠도 매기 전에 총격을 개시했다.

모래시계 검사의 준엄한 논리와 특유의 입담으로 타 후보를 무차별 공격하며 토론회를 압도했다. ‘건맨 홍준표’의 무차별 사격에 놀란 다른 후보들은 피해 달아나며 피아구분 없는 총격으로 난타전을 펼쳤다.

‘건맨 홍준표’의 난사에 문, 안, 유, 심, 네 후보는 꽤 깊은 총상을 입었다. 문재인은 “나와 같이 뼛속까지 서민인데 왜 나를 주적으로 삼느냐?”며 홍준표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홍준표는 “당신이 좌파이기 때문”이라고 즉각 응사했다.
 
심상정이 홍준표에게 “왜 지사직을 빨리 내려놓지 않고 보선을 봉쇄해 국민 참정권을 침해했느냐”고 공격하자 “심상정 당신은 왜 국회의원 내려놓지않고 내게만 요구하느냐?”고 되받았다.
 
안철수에게는 “대통령 되더라도 호남 출신 30여 의석 가지고 대통령할 수 있느냐? 결국 민주당과 합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안철수가 ”더불어 민주당과는 절대 합당하지 않는다”고 응수하자 문재인으로부터 “그러면 자유한국당과 합칠거냐”는 역공을 받았다.
 
유승민이 “불법정치 자금수수로 재판중인 홍 후보는 감옥 갈지도 모르니 자격미달 아니냐”며 다그치자 “유죄판결 가능성은 0.1%도 안되지만 만일 유죄가 나면 대통령 임기 마치고 감옥가겠다”고 응수했다.
 
압권은 안철수에 대한 자질 공방에서 나왔다. 홍준표가 안철수에게 단도 직입적으로 “당신은 좌파인가? 우파인가?”고 들이댔다. 안철수는 멈칫하며 “나는 상식파”라며 생뚱맞은 답변을 내놓자 다른 4명의 후보가 웃었다. 안철수 스스로도 겸연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홍준표는 안철수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민주당,2중대’ ‘얼치기 좌파’ 프레임에 가두는데 일단 성공했다.
 
또 다른 압권은 ‘세탁기 논쟁’이다. 유승민의 “어떻게 감히 국민을 세탁기에 돌리겠다”고 할 수 있느냐?(유승민)고 하자 “이미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홍준표는 맞받았다.

“고장난 세탁기에 들어갔던 것 아니냐?(심상정) 공격에 홍준표는 “삼성세탁기 들어갔다 나왔다”고 받아쳤다.

언론에서는 이날 토론의 높은 점수를 유승민, 심상정에게 주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같은 우파라서 점수를 주고 봐서 그럴 수 있겠지만 첫 TV 토론에서 홍준표가 토론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우파는 그동안 계속 밀려만 왔지만 이제부터 홍준표를 선봉으로 반격의 모멘텀을 살려서 반격해야 한다.

재. 보선에서 영남 싹쓸이 하면서 조성된 보수결집 분위기를 어떻게든 살려내지 못한다면 어려워진다.

유승민 KO 시킨 홍준표가 TK에 머물러서는 ‘영남 자민련’을 절대 넘어설 수 없다.
 
안철수를 ‘얼치기 좌파’로 가두고, ‘6백40만 달러’로 문재인을 ‘노무현의 공범’으로 엮었다고 손놓고 있다면 대선은 필패다.

‘민노총과 전교조 개혁’의 ‘강성노조’를 향한 선전포고도 엄포로 끝나서는 안된다.
 
4.13 TV 토론을 통해 홍준표는 문, 안, 유, 심 을 ‘공공의 적’으로 내몰면서 대선 전선을 ‘우일 좌사’(右一 左四=우파1, 좌파4)의 대진표로 묶어 놓는데 일단은 성공했다고 본다.

또한 4.12 재.보선 승리로 홍준표는 동남풍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TK 찍고, PK 돌아 동남풍 타고 서울로 진격을 시작했다.

동남풍이 태풍으로 바뀌어 우파의 간절한 염원인 ‘좌파집권 봉쇄’가 성공하려면 오로지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의 하기에 달렸다. 나라를 걱정하는 우파가 일치단결하여 힘을 합칠 때 우리가 당면한 ‘좌파의 난’은 평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