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준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

‘민주주의(民主主義,democracy)’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 Liberal democracy)’는 용어가 채택된 데 항의해 역사 교육과정의 검토와 자문을 맡고 있는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위원장 이배용) 위원 8명이 집단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9일 교과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 교육과정을 고시하면서 초ㆍ중ㆍ고 한국사 부분에서 추진위가 제시한 '민주주의' 용어 대신 '자유민주주의'가 채택된데 항의하는 표시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

대한민국 정통성에 입각하여 우리의 역사 교과서를 검정해야 할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역사관을 갖고 어린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검정위원으로 활동했다는 데 경악할 따름이다.

우리 헌법의 정신은 자유를 기본으로 하는 헌법이다. 그것을 근간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헌법전문에 나와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중략>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중략>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민주주의란 말을 사용한다 해서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에 나와 있는 대로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확고히 즉 존중해야 만 민주주의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자유의 전제는 선택이다.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자유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국가 최고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종교의 선택의 자유,거주이전의 자유, 취업 및 해고의 자유, 먹고 마실 수 있는 자유, 창업 및 폐업의 자유, 연예인을 좋아할 수 있는 자유, 생각의 자유 등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자유경쟁원리에 근거 생산의 증대를 기하고, 모든 사회구성원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촉진하며 개인생활의 자유를 부여한다.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는 자유분방한 경쟁으로 낙오자가 나타나고 거기에서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자유활동을 보장함으로써 전체 국민의 생활수준과 질을 높인다.

시장경쟁원리에서 낙오된 자들은 자유민주체제가 보장한 선거권을 발동하여 그들의 복지개선을 요구함으로써 생활의 안정을 보장받는다.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 국호인 북한은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오로지 공산당과 김정일만을 위하여 체제가 움직여지며 북한 주민은 선택의 자유가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민주주의는 공산주의의 정치 체제를 일컫는 용어로 1917년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으로 탄생하여 태어나자마자 공포정치로 반인륜적인 폭정을 일삼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민주주의란 말은 북한 김정일 집단뿐만 아니라 인민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교조민주주의,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등으로 변형되어 독재국가에서 많이 사용했다.

이런 유사민주주의는 화장발로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속은 음흉한테 겉으로만 예쁘게 보여 남정네를 유혹하여 곳감 빼먹듯 사기 치겠다는 꽃뱀과 다를 바가 없다.

이번 교과서 검정위원 중에서 민주주의라는 용어가 채택되지 않았다고 사표를 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자들이 교과서 검정위원으로 활동을 할 수 있었는지 의아스럽다.

민주주의란 용어만 선택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란 용어는 선택할 필요가 없다면 결국 북한이 추구하는 인민민주주의를 인정하겠다는 것과 같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남한 내에서 살면서 반체제, 반국가적 길을 가겠다는 것이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유사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같은듯하지만 다른 정치체제를 의미한다. 국민들은 민주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교과서에는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란 용어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민주주의란 용어만 선택하여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그냥 어물쩡 넘어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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