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김준일 기자]한나라당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동반사퇴함에 따라 지난 7ㆍ4 전당대회를 통해 출범한 '홍준표 체제'는 사실상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최고위원과 원희룡 최고위원은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잇따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도부 동반사퇴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남 최고위원은 홍준표 대표에게도 자진 사퇴를 권유할 것이라고 밝혀 7일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모두 사퇴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에 이어 최근 당 소속 최구식 의원 비서의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파문이 일면서 지도부 총사퇴론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당내 최대 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는 당 전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대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창당론, 선도탈당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해도 문제가 있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그가 취한 행동에 국민과 당원들에게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해명이 없다면 ‘원칙과 신뢰’를 무시한 권력만을 잡기위한 행동이었다고 비난받아 역풍을 당할 우려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 정권 출범부터 딴지를 걸었다. 본인에 대한 정치적 탄압도 없었는 데 공천에서 탈락한 측근들의 출마를 방치했다.

심지어는 종북좌파 민노당의 후보가 국회의원 되게 만드는 우를 범했다. 촛불집회, 용산사태, 미디어법 등 정책사항에 대해 양비론으로 일관했다.

노무현 전 정권이 기득권해체를 통한 체제변혁을 위해 추진한 세종시를 국민들을 위한 과학도시로 수정하기 위한 시도를 ‘원칙과 신뢰’라는 이유로 포기하게끔 했다.

이러한 부분은 이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의 문제가 아니라 박 전 대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한 중요한 문제다.

박근혜 전 대표는 92년의 YS처럼 좋은 환경도 아니며 97년의 이회창처럼 대통령에게 대들 상황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 스스로 험난한 정치환경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는 지난 4년동안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 또한 너무 많은 울타리를 치고 있다.

내년 총선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정치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지금의 한나라당 정체성을 갖고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한들 총선에서 이기면 이 대통령의 영광으로 패배하면 박 전 대표의 책임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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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기자  news1@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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