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중 리얼콘 칼럼니스트]

서울 영등포갑의 전여옥 의원이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과거 박근혜 위원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 당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소원해진 두사람의 관계는 전여옥이 박근혜에게 비판의 날을 세우며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게 중론이였다.

더욱이 작년말 자서전에 등장했던 우비를 씌워주는 사진이 알려졌던 것과 달리 "상당히 불쾌했다"는 속내를 밝혀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였다.

하지만,현역 의원에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고,인지도 측면으로 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여옥을 낙천시킨 건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박근혜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심지어 '저격수'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모진 비판을 했다쳐도,지역구는 물론 호국우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큰사랑을 받고 있는 정치인을 복수의 칼을 앞세워 단죄했다는 건 치졸한 행위다.

또, 아무리 이성적으로 판단하려해도 이건 엄연한 정치보복이고,감정을 앞세운 야비한 공천 배제다.물론,박근혜와 친박측도 이같은 견해에 하고 싶은 말이 적잖으리라 생각되고,억울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허나,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일개 민초의 눈으로 볼땐,종북좌파들이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전여옥이 뼈아픈 비판을 했다고 해서 "집에 가라"며 등을 떠민 행태는 좋게 볼래야 볼 수가 없다.

막말로 전여옥이 박근혜에게 쓴소리를 안했어도 낙천시켰겠나?그리고 박근혜는 친박가지고만 총,대선을 치루겠다는 뜻인가 뭔가?하이에나 같은 야당을 친박으로만 이길 수 있다고 보나?어림 없다!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토론프로에 나와 상대를 압도하는 입심은 전여옥의 전매특허였고,새누리가 톡톡한 재미를 본 것도 사실이다.오죽 그녀의 말빨에 질렸으면,전여옥의 출연이 확정되면 상대 패널이 나오길 꺼린다는 얘기까지 나왔겠나?물론,국회의원이 만담가도 아니고 말빨이 주가 될 순 없을 것이다.

허나,미디어와 소셜커머스가 유권자의 표심 향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작금의 상황을 감안하면,예리하게 폐부를 찌르는 전여옥의 언변이 큰자산이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해서,새누리와 호국우파의 대변인 역할을 하던 전여옥에게 재갈을 물린 이번 결정은 소탐대실을 부를 패착임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전여옥이 무조건 옳고,그녀만이 영등포갑의 유일한 대안이란 말은 아니다!다만,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져 있고,현역 의원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는 사람을 전략공천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낙천시켰다는 것은 인정할 수 어렵다는 소리다!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메이저리그의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에 발목이 잡혀 60년이 지나도록 월드시리즈를 홈구장에서 개최 못하는 한(恨)을 박근혜도 답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전여옥의 저주'가 어떤 결과를 양산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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