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바티칸에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교황 즉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추기경의 도움을 받아 '어부의 반지'와 팔리움(어깨에 두르는 양털 띠)을 차례로 착용하고 있다. @SBS동영상캡처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77)의 즉위 미사가 19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과 자연의 선한 보호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현 기자=푸른한국닷컴] 교황은 즉위식에 앞서 흰색 무개차(無蓋車)를 타고 성 베드로 광장을 돌며 환호하는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성 베드로 성당으로 들어가기 전 차에서 내려 어린이에게 입 맞추고, 병자에게 축복을 내렸다.

성당에 입장한 교황은 추기경 4명과 동방가톨릭예법 총대주교 등 성직자 10명과 함께 제대 앞으로 나아가 제대 아래에 있는 성 베드로의 무덤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교황권의 상징인 '어부의 반지'와 팔리움(어깨에 두르는 양털 띠)을 차례로 착용하고 성 베드로 광장으로 나와 즉위 미사를 집전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즉위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사진@SBS동영상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미사 강론에서 이날이 성 요셉 대축일임을 강조하며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보호자로서 요셉의 사명에 초점을 맞춰 '보호자의 소명'을 역설했다. 교황은 "보호자의 소명은 하느님의 창조물 하나하나와 환경을 존중하며, 약자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뢰와 존중, 선으로 서로서로 보살피며, 참된 우정을 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로마 주교의 소명"이라며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소외된 자의 목자'로서 교황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는 교황 선출 직후와 마찬가지로 이날 미사 강론에서도 교황 자신을 '로마의 주교'로 언급했다.

이날 즉위식 미사는 과거보다 1시간가량 짧은 2시간 안에 모두 끝났다.

즉위식에는 한국의 유진룡 문화체육부 장관과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해 132개국 정부 대표가 참석했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존 바이든 미국 부통령을 비롯해 6개국 국왕, 31개국 대통령, 3개국 왕자, 11개국 총리가 포함됐다. 교황청은 초청인과 초청받지 못한 사람들간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교황의 뜻에 따라 이날 즉위식에 특정인을 초청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신대륙 출신 첫 교황의 탄생을 축하하려고 교황을 배출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등 6개국 이상의 대통령을 포함해 대규모 대표단이 찾아왔다.

또 이례적으로 유대교·이슬람교·불교·시크교·자이나교 등 여러 종교의 지도자들이 즉위식에 참가해 종교와 정파를 넘어 화합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1054년 교회가 갈라진 이후 처음으로 터키 이스탄불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메오스가 교황 즉위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는 신자와 관광객 등 약 20만 명이 즉위식 미사를 보기 위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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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현 기자  uhyun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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